[윤상길의 행복글방] 2021년 트렌드에서 ‘희망’을 읽는다

칼럼/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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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길의 행복글방] 2021년 트렌드에서 ‘희망’을 읽는다
  • 입력 : 2021. 01.01(금) 02:58
  • 윤상길 한국미디어콘텐츠협회 자문위원장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언택트’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집콕과 방콕은 일반화되고, 집은 다기능성 공간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 뉴시스
코로나19로 인해 전대미문의 한 해가 되어 버린 2020년이 저물어간다. 올해를 보내주어야 할 시간이다. 하루하루가 참 쉽지 않았는데 시간은 얄궂을 만큼 부지런히 흘렀다. ‘평범한 일상’이라는 지루함이 느껴지던 표현이 간절한 소망이 되었고, “우리 언제 또 만나지”라는 누가 봐도 그냥 했던 인사가 진짜 인사가 되었다.

2021년 우리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 쏟아지는 뉴스(새소식)를 보면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여전히 허덕일 모양이다. 그래도 희망은 잃지 말아야 한다. 2021년 신축년(辛丑年)은 육십갑자(六十甲子)로 헤아리면, 서른여덟 번째 해이다. ‘소’의 해이다. 소는 강하고 부지런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사람과 가장 오랜 인연을 지닌 가축이며, 농경시대부터 사람에게 힘을 보탠 동물이다. 신축년 상징 동물인 소의 힘을 빌려 팬데믹 조기 졸업을 기대해본다.

사자성어로 한해를 상징해온 교수신문은 2020년의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를 골랐다. ‘아시타비’는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뜻으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한자어로 옮긴 신조어다. ‘아시타비’를 추천한 교수들은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와 정치·사회적 대치 속에서 ‘아시타비’의 자세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방해가 됐다”면서 “내년에는 ‘내 탓’, ‘내 잘못’, ‘내 책임’이라는 자기성찰이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자기성찰의 자세로 ‘소’의 강인함을 유지한다면, 2021년은 우리에게 희망의 한해가 될까. 전문가들이 내놓는 전망은 비교적 희망적이다. 혹자는 이를 ‘희망고문’이라 표현하는데, 현재의 상황이 ‘고문’이라면, ‘희망고문’은 그나마 나은 표현이랄까. 무엇보다 2020년의 코로나가 일상이 되면서 사람들이 서서히 21세기 팬데믹에 적응해가는 중이란 사실을 들어 새해의 ‘고문’은 ‘희망고문’이라고 말한다.

2021년에 무슨 일이 벌어져도 삶은 계속되고 소비는 이루어진다. 코로나가 순식간에 큰 변화를 몰고 온 것 같아도 지금의 변화는 이전부터 서서히 진행되어왔다. 언택트, 집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온라인 쇼핑의 증가는 이미 저변이 확대되고 있었으나 이번 사태로 그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졌을 뿐이다.

코로나가 앞당긴 미래, 더욱 빨라진 변화의 속도 속에 놓인 2021년 ‘트랜드’의 중심은 ‘평상심 유지’다. 일상용어로 자리 잡은 ‘트렌드’는 ‘사상이나 행동 또는 어떤 현상에서 나타나는 일정한 방향을 뜻한다. 2021년의 트렌드, 팬데믹이 지속되는 2021년 삶의 일정한 방향은 어디로 향할까. 전문가들은 이를 ‘카우보이 히어로(COWBOY HERO)’라고 잡았다.

전문가들은 새해 트랜드로 ‘카우보이 히어로(COWBOY HERO)’, ‘브이노믹스(V-nomics)’를 제시했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 뉴시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매년 ‘트렌드 코리아’라는 이름의 전망 보고서를 책자로 발간한다. 올해 보고서 ‘트렌드 코리아 2021’이 제시한 트렌드가 ‘COWBOY HERO’이다. 여기에는 김난도 교수를 대표 필자로 전미영, 최지혜, 이병은, 이준영, 이수진, 서우현, 권정은, 한다혜 등 9명의 전문가가 의견을 모았다.

‘트렌드 코리아 2021’은 팬데믹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자는 뜻, 백신의 기원이 된 소의 해, 현실을 직시하되 희망을 잃지 말자는 의미에서 COWBOY HERO를 2021년 트렌드 키워드로 선정했다. 날뛰는 소를 마침내 길들이는 멋진 카우보이처럼, 시의적절한 전략으로 팬데믹의 위기를 헤쳐 나가기를 기원하는 뜻을 담았다.

2021년 트렌드의 전반적인 흐름을 설명할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모든 트렌드가 코로나 사태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다”는 점이다. 트렌드는 사회의 반영이기에 매우 당연한 일이다.

전문가들이 내놓은 첫 키워드는 ‘브이노믹스(V-nomics)’이다. 바이러스(virus)의 V에서 출발한 단어로 “바이러스가 바꿔놓은, 그리고 바꾸게 될 경제”라는 의미다. 과연 V자 회복은 가능할까. 기존의 가치(Value)는 어떻게 변할까. 언택트 트렌드의 진화는 어디까지인가. “새로운 브이노믹스 패러다임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장기화될 코로나 시대를 이겨내는 전략을 제공할 것이란 설명이다.

국내 경기는 전반적으로 K자형 양극화를 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업종별로는 V, U, W, S, 역V 등 다양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나누는 기준은 대면성의 정도, 대체재의 존재 여부, 기존 트렌드와 얼마나 부합하느냐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코로나 특수형인 국내 여행과 화상 커뮤니케이션, 홈웨어 시장은 역V자형으로 분류된다. 비대면 성향이 높고 기존 트렌드와 부합하는 온라인쇼핑과 캠핑, 호캉스, 애슬레저룩 등은 코로나 이후에도 더욱 성장이 가속화되는 S자형으로 분류됐다.

이른바 VUCA(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로 대변되는 작금의 상황은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신속한 상황 파악과 이에 따른 빠른 적응을 요구한다. 쉬운 일은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고 과감한 방향 선회 그리고 실패를 용인하는 관용적인 태도 또한 중요하다.

2021년 신축년의 상징 동물인 소의 힘을 빌려 코로나19 팬데믹 조기 졸업을 기대해본다. / 뉴시스

장기간의 공들인 전략과 마케팅보다는 우선 뭐라도 해보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 즉, “Done is better than perfect(완벽함을 추구하기보다 먼저 실행하라)”는 정신이 절실한 시점이다. ‘빠른 생애사 전략’을 기본으로 한 ‘피보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2021 트렌드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MZ세대의 두드러진 약진이다. ‘소비의 롤러코스터를 탄 자본주의 키즈’로 대변되는 이들 MZ세대는 돈과 소비에 편견이 없는 새로운 소비세대로 유행을 선도하고 비즈니스의 방향을 주도하며 브랜드의 흥망을 결정한다.

MZ세대는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한 ‘레이블링 게임’에 몰두하고 신상보다 중고마켓을 더 애용한다. 취향 공유와 신종 재테크가 합쳐진 새로운 중고마켓이 뜨는 배경이다. 이밖에, 코로나 시대 집의 진화(레이어드 홈), 일상으로 들어온 운동(#오하운, 오늘하루운동), 고객만족 경험의 극대화(CX 유니버스), 기술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손길(휴먼 터치)이 2021 눈여겨봐야 할 트렌드로 꼽혔다.

코로나19는 이제 삶의 일부가 됐다. 2021년 전망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소비자의 생활은 어떻게 바뀌고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코로나 사태 이후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언택트’다.

언택트는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처음 명명한 트렌드다. 이 키워드는 이제 일상용어로 자리 잡을 만큼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초기에는 콩글리시(한국식 영어)라는 비판도 일부 있었지만 세계적인 경제정보지 ‘블룸버그’나 프랑스의 유력 언론 ‘르몽드’에서도 사용하는 용어가 됐다.

2021년 언택트의 변수는 첫째, 대면성이 얼마나 높으냐다. 대면성이 필수적일수록 코로나 사태의 영향을 강하고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이다. 둘째 기준은 대체재가 어떻게 존재하느냐다.

예컨대 마트에서 사던 생수는 인터넷쇼핑으로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 반면, 술집이 문을 닫으면 집 앞 편의점에서 술을 사들고 집에 들어와 마실 수는 있지만 ‘홈술’이 친구들과의 건배나 연인 간의 밀어를 대신할 수는 없다. 다시 문을 연다는 뉴스가 나오면 저녁 약속을 잡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대체가 완전하지 않은 경우다. 이런 경우는 회복이 빠르다.

부산일보·국민일보 기자, 시사저널 기획위원, TV리포트·티브데일리 편집위원을 역임하고, 현재 방송통신위원회 소관 한국미디어콘텐츠협회 자문위원장으로 있다. ‘장군의 딸들’, ‘질투’, ‘청개구리 합창’, ‘충무로 25시’ 등 소설과 시나리오 희곡 평론집 등을 집필했다.
셋째는 기존에 진행되던 트렌드와 얼마나 부합하느냐다. 언택트 혹은 집 관련 소비는 이전부터 상승기류를 타던 업종인데 코로나19로 가속화됐다. 이런 업종은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계속 성장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트렌드와 무관하게 코로나로 ‘반짝특수’를 누렸다면, 사태 이후에는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이제 집은 목적에 의해서도, 사람에 의해서도 아닌 새로운 ‘다기능성’ 공간으로 재탄생되고 있다.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되어버린 집에서 우리는 먹고, 자고, 사고, 놀고, 운동하고, 공부하고, 휴식하고, 꾸미는, 모든 활동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집콕’, ‘방콕’은 2021년에 더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영향마저 겹쳐 삶의 패턴은 다양화되면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등장할 것이라고 2021년 트렌드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변화란 어느 때나 일어났고, 사람들은 늘 그 변화를 긍정적 방향으로 끌어냈다. 우리가 2021년의 삶에 기대를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본지에 실린 칼럼은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으로, 뉴스코프의 공식적 견해가 아님을 밝힙니다.

윤상길 한국미디어콘텐츠협회 자문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