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랐다… 공수처발 ‘사정정국’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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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랐다… 공수처발 ‘사정정국’ 초읽기
  • 입력 : 2021. 01.21(목) 19:48
  • 뉴스코프 소미연 기자
김진욱 공수처장은 2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온라인 취임식을 열어 “수사와 기소라는 중요한 결정을 하기에 앞서 주권자인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결정인지 항상 되돌아보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앞에서 결코 오만한 권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뉴시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1996년 참여연대에서 입법 청원한 ‘부패방지법’이 시초다. 이듬해 발생한 현직 장관의 뇌물 사건은 해당 법안에 대한 주목도를 높였다. 당시 김태옥 대한안경사협회장이 이성호 보건복지부 장관의 부인에게 1억7000만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것. 이에 참여연대는 법안 제정 운동을 시작했다. 공수처의 필요성을 공론화하는 계기가 된 셈. 김진욱 공수처장도 역사를 함께 했다. 뇌물 사건의 항소심 재판부 배석 판사가 바로 그였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사건의 주심을 맡아 항소를 기각했다. 아울러 피고인에 대한 보석을 취소하고 법정 구속했다. 그의 엄정한 판결이 공수처 출범의 길을 터준 것이다. 24년 전 판결을 내린 ‘그 사건’이 김진욱 공수처장의 뇌리에 떠올랐다. 21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수여받는 자리에서다. 그는 “그 인연이 오늘 이 자리에 있게 한 역사적 힘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선진 수사기구, 인권 친화적 수사기구가 되는 데 초석을 놓겠다”고 말했다.

◇ 수사권·기소권 한 손에… “성역 없는 공정한 수사 실천”

공수처가 공식 출범했다. 김진욱 후보자는 이날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은 뒤 정부과천청사로 자리를 옮겨 온라인 취임식을 열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을 철저히 지키고,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성역 없이 수사함으로써 공정한 수사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그것이 공수처가 국민의 신뢰를 받는 길이라 생각했다. “주권자인 국민 앞에서 결코 오만한 권력이 되지 않겠다”는 게 김진욱 공수처장의 다짐이었다.

공수처 현판식에 김진욱 공수처장을 비롯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남기명 공수처 설립준비단장이 참석했다. / 뉴시스

실제 김진욱 공수처장과 그 일원들의 중심 잡기가 향후 공수처의 평판을 가른다. 그만큼 공수처에 주어진 권한이 크다는 의미다. 근거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다. 해당 법률에 따라 수사 대상이 광범위하다. 3부 요인(행정부·입법부·사법부)의 3급 이상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이 포함된다.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을 비롯해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장·차관, 검찰총장, 서울시장 등 광역자치단체장, 판사 및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 고위 간부, 장성급 장교까지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는 것. 퇴직자도 예외가 아니다.

뿐만 아니다. 3대 사정기관으로 불리는 감사원,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도 견제한다. 소속 공무원 역시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사실상 수사권에선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기소권과 수사이첩권을 부여받았다. 비대해진 검찰의 ‘힘빼기’ 일환이다. 이로써 검찰의 기소 독점권이 형사소송법 제정 67년 만에 무너졌다. 앞으로 검경은 수사 과정 중 인지한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공수처에 통보하되 공수처장의 요청을 받으면 사건을 이첩해야 한다. 최상위 수사기관으로 불리는 이유다.

막강한 권한이 주어진 만큼 김진욱 공수처장의 역할과 책임이 클 수밖에 없다. 야권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정권 호위’ 수사기관으로 변질될 가능성을 차단하는 게 급선무다. 결국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더욱 엄정한 잣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김진욱 공수처장의 각오도 남다르다. 그는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정부·여당의 외압을 막는 ‘방패막이’를 공수처장의 첫 번째 과제로 꼽았다. ‘원칙대로’, ‘의연하게’ 수사하겠다는 게 김진욱 공수처장의 다짐이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김진욱 공수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자긍심과 사명감을 당부했다. “고위 공직사회의 투명성·청렴성 지킴이”, “우리 사회를 더 공정하고 부패 없는 사회로 이끄는 견인차”로서의 역할을 주문한 것. 아울러 “대한민국 전체 수사 역량을 발전시켜 나간다는 점에서 검경과의 협력”도 강조했다. 이에 김진욱 공수처장은 “법조인으로서 조금이라도 기여가 된다면 최선을 다할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답했다. 김진욱 공수처장의 임기는 3년이다.

뉴스코프 소미연 기자 pink254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