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신인’ 한계 보여준 윤석열의 입당식

정치
정치
‘정치 신인’ 한계 보여준 윤석열의 입당식
  • 입력 : 2021. 07.30(금) 19:50
  • 뉴스코프 소미연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권 도전을 위한 정치 참여를 선언한지 31일 만에 갈지자 행보를 정리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전격 입당한 것. 하지만 즉흥적 결정에 따른 비판이 컨벤션 효과를 앞선다. / 뉴시스
“귀띔이라도 해주지….”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깜짝 입당’에 대해 두 가지 반응을 보였다.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유력 대선주자가 당의 공식 후보로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된 데 대한 환영의 목소리가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은 당 지도부와 소통 없이 급작스럽게 입당 절차를 밟은 데 대한 당혹감의 표현이다.

윤석열 전 총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방문을 당일 결정했다. 당밖 주자들의 소통 창구 역할을 맡아온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도 이날 오전에서야 윤석열 전 총장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당사로 급히 향했다. 이준석 대표는 전남 여수·순천 일정으로 서울에 없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휴가 중이었다. 윤석열 전 총장은 당 지도부의 불참 속에서 입당을 전격적으로 공표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권영세 위원장과 악수하는 것으로 조촐한 입당식을 마쳤다. 권영세 위원장이 “다음주 윤석열 전 총장의 위상에 걸맞는 성대한 입당식을 할 수 있도록 이준석 대표에게 건의하겠다”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지만, 정작 윤석열 총장은 개의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그는 “(당 지도부에) 입당 인사는 다음주에 하면 된다. (이준석 대표와는) 충분히 교감을 갖고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총장과 이준석 대표는 닷새 전 ‘치맥 회동’을 갖고 정권교체에 힘을 모으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윤석열 전 총장의 입당은 뒷말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준석 대표의 지방 일정을 ‘몰랐다’는 그의 말처럼 소통 부재, 패싱 논란을 스스로 자초했기 때문이다. 실제 당대표가 부재한 상황에서 유력 대선주자의 입당이 이뤄진 것은 비상식적일 뿐 아니라 정치 관례에 어긋난다는 데 당 안팎의 이견이 없다. 더욱이 윤석열 전 총장은 이준석 대표와의 약속도 깬 것으로 알려졌다. ‘입당식 준비를 위해 최소 하루 전 연락달라’는 이준석 대표의 당부를 저버렸다는 후문이다.

윤석열 전 총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입당 원서를 제출했다. 갑작스러운 일정이라 당 지도부는 불참했다. / 뉴시스

결국 컨벤션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입당 이벤트가 싱겁게 끝났다. 권영세 위원장의 건의대로 당 지도부가 참석하는 입당식을 다시 열더라도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크다.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정치 행보 대신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설을 털어내는 자리로 주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입당 시점에 대해 ‘어떻게 시너지를 내느냐’를 고민 중이라던 윤석열 전 총장의 답변과 사뭇 다른 전개다.

예고 없이 진행된 입당에서 보여주듯 윤석열 전 총장은 즉흥적인 면이 강하다. 캠프에서도 윤석열 전 총장의 국민의힘 당사 방문이 입당식으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캠프에 몸담고 있는 ‘동지’들로선 불만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윤석열 전 총장의 즉흥적인 모습이 현실정치에서 예측 불가능을 만들고, 위험을 키운다는 점이다. 그는 “입당을 결심한지 몇 시간 안 됐다”면서도 “처음부터 국민의힘 주축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밖에 없고, 그 만큼 입당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지금일까. 윤석열 전 총장은 입당을 둘러싼 소모적 논쟁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입당 기자회견에서 “사실 좀 더 다양한 국민들의 의견을 당적 없이 경청하는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 국민들이 제일 궁금해 하는 부분이 언제 입당하느냐더라. 열심히 일하기 위해서는 입당 시기에 대한 논란을 종식시키고, 8월까지 끄는 것보다는 지금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정정당당하게 초기 경선부터 시작해 나가는 것이 도리”라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이로써 윤석열 전 총장은 이준석 대표가 정시 출발을 예고한 ‘8월 경선버스’에 올라탔다. 앞으로 관건은 경선룰이 될 전망이다. 현행대로 당원투표 50%, 일반 여론조사 50%가 적용되면 윤석열 전 총장을 비롯해 당 지지기반이 부족한 신인 잠룡들에게 불리하다. 윤석열 전 총장은 “당에서 결정한 룰에 따르겠다”면서도 “본선 경쟁력을 감안해 (경선룰을 결정)하는 게 가장 공정하다고 일반 국민도 인식하고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여론조사 비율을 현행보다 높여야 한다는 데 무게를 둔 말이다. 당내 주자들과 힘겨루기는 이제 시작이다.

뉴스코프 소미연 기자 pink254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