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계도 ‘별수 없다’… 재벌 경영문화 ‘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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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계도 ‘별수 없다’… 재벌 경영문화 ‘답습’
기업 총수의 영향력 확대, 기존 산업과 ‘마찬가지’
  • 입력 : 2021. 09.01(수) 16:16
  • 뉴스코프 김윤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IT업계가 사익편취 사각지대 확대와 총수 2세들의 지분 확대 사례가 늘고 있다고 1일 발표했다. /뉴시스
‘젊은 산업’으로 불리는 IT업계도 기업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와 2세들의 지분 보유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로 인해 전근대적인 재벌 중심 기업 경영이 IT업계에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시대상으로 지정된 71개 대기업의 주식 소유현황 분석 결과를 1일 공개했다. 이는 대상기업의 내부 지분율 현황과 총수일가·공익법인·해외계열사와 금융보험사 출자현황 등 세부내역을 분석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60개 기업의 평균 내부 지분율은 지난해 57%보다 1.0%p 증가한 58%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총수일가는 평균 3.5%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계열사나 자기주식을 통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위해 총수가 100% 지분을 소유한 계열사는 12개 대기업 16개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특히 이같은 재벌중심의 기업 소유 형태가 설립된 지 채 30년이 안 되는 ‘젊은 산업’인 IT업계에도 확산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카카오·네이버·넥슨·넷마블 등 IT업계 대기업들도 총수들의 지배력 강화 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확산으로 호황을 맞으며 자산총액이 10조~20조원으로 규모가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만해도 총수 2세가 지분을 보유한 경우가 넥슨의 2개 계열사만 해당됐으나 올해에는 카카오 계열사 1개도 추가돼 2개 그룹 3개 개열사로 확대됐다.

또 넥슨과 네이버는 총수의 계열사 지분율이 높은 회사로 구분됐으며 카카오·네이버·넥슨은 해외 계열사가 국내 계열사에 출자하는 형태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사익편취규제 사각지대 회사도 3개 그룹 총 21개 계열사가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사익편취 가능성이 높은 계열사 수가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발표는 대기업을 비롯한 국내 산업 전반에 총수 일가의 지배구조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IT업계의 지배구조도 기존 대기업의 재벌경영 형태를 답습하고 있음을 보여줘 눈길을 끈다.

국내 IT업계는 이른바 ‘벤처 붐’이 확산되던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에 설립된 회사들이 대부분으로 기업 경영자들이 60년대 후반~70년대 태생으로 비교적 젊은 세대에 속한다. 하지만 이들 기업도 급속한 성장을 이룬 후 기존 산업과 마찬가지로 재벌 체제를 강화하는 것으로 조사돼 국내 기업들 특유의 후진적 경영문화가 여전히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공정위는 이번 평가가 총수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대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IT업계에 대한 감시 필요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IT업계의 총수 2세 지분보유와 해외계열사의 국내계열사 출자 사례가 증가해 사익편취의 사각지대가 확대되고 있다는 관점에서다.

이에 따라 해외계열사·공익법인이 우회적인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어 이를 감시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강화해야한다고 봤다.

뉴스코프 김윤겸 기자 paperguy@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