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통합위 구상에 반대한 김종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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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통합위 구상에 반대한 김종인, 왜?
  • 입력 : 2021. 11.18(목) 07:00
  • 뉴스코프 소미연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윤석열 대선 후보가 제안한 국민통합위원회 설치 및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영입 계획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뉴시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당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모습이다. 두 사람이 논의를 위해 회동을 가졌다고 윤석열 후보 측이 밝혔지만, 김종인 전 위원장은 ‘만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공개적으로 잡음이 노출된 셈이다. 이에 윤석열 후보 측은 “큰 이견은 없었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선대위 1차 인선안 발표를 당초 계획보다 일주일가량 미루며 ‘막판 진통’을 보여줬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윤석열 후보에 대한 불쾌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17일 서울 종로구 사무실 앞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윤석열 후보와 회동 사실을 부인하며 국민통합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기구 만들고 몇 사람 들어간다고 국민 통합이 되는 게 아니다. 괜히 국민에게 빈축만 사지 효과가 없다”면서 “무엇 때문에 통합이 안 되는지 본질부터 제대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의 이 같은 주장엔 나름의 이유가 있다.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대한민국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DJ정부의 한광옥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부위원장을 맡겼다. 대선이 끝난 이후에도 한광옥 전 실장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만큼 따라주지 않았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지금 국민통합이라는 게 요만큼이라도 된 게 있느냐”고 반문했다.

정치권의 해석은 사뭇 달랐다. 국민통합위원회의 출범에 따른 선대위 권한 축소, 위원장으로 언급된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에 대한 반감 때문이 아니냐는 것이다. 사실상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김종인 전 위원장이 확정된 상태에서, 선대위와 별도로 후보 직속의 특별위원회를 설치한다는 것 자체가 견제용이라는 해석을 부를 만하다.

앞서 김한길 전 대표의 측근인 임재훈 전 바른미래당 의원은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윤석열 후보로부터 “전통적 선거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맡고, 새로운 선거는 김한길 전 대표가 맡으라”는 취지로 영입 제안을 받은 사실을 밝혔다. 그의 말대로라면 형식적인 자리가 아니라 전권을 쥔 자리다. 김한길 전 대표를 영입하기 위한 윤석열 후보의 파격 제안이다. 김한길 전 대표는 과거 민주당의 대표적인 반문 인사로 꼽힌다.

윤석열 후보 측은 “김종인 전 위원장과 선대위 구성·조직에 대해 대체적인 의견 일치를 보았고 중요 직책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면서도 1차 인선 발표를 연기했다. 의견을 조율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은 사실상 합의에 실패했다는 의미다. / 뉴시스

견제론이 힘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윤석열 후보가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에 대한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준석 대표가 당연직으로 참여하는 상임선대위원장에 공동으로 이름을 올리는 방안과 국민통합위원회처럼 후보 직속으로 미래비전위원회를 구성해 위원장으로 앉히는 방안을 두고 고민 중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종인 전 위원장이 반대 의사를 밝혔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김병준 전 위원장과도 불편한 관계에 있다. 단적인 사례가 지난 4월 벌어진 두 사람의 언쟁이다. 당시 김병준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뇌물 받은 전과자와 손을 잡겠느냐”며 김종인 전 위원장이 1993년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에서 뇌물수수 혐의로 처벌받은 점을 꼬집었고, 김종인 전 위원장은 “김병준 전 위원장이 비대위를 맡았을 때 아무 것도 한 게 없다. 하류적인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이다”고 응수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의 불만 표시로 선대위 구성에 대한 최종 조율이 늦어졌지만 윤석열 후보는 김한길 전 대표와 김병준 전 위원장의 영입 의사를 굽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후보가) 두 사람으로부터 많은 조언과 도움을 받았다. 앞으로 이분들의 의견도 잘 수렴해 선대위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때문에 당 안팎에선 김종인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박차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뉴스코프 소미연 기자 pink254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