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최수연 CEO 발탁의 숨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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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최수연 CEO 발탁의 숨은 의미
기술·아이템 개발 대신 인수합병 통한 사업 확장에 무게
  • 입력 : 2021. 11.18(목) 18:28
  • 뉴스코프 김윤겸 기자
네이버는 이사회를 통해 최수연 글로벌사업지원 책임리더를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내정자로 승인했다. 최 내정자는 1981년생으로 젊은 리더십이 기대되지만 한편으로는 네이버의 사업 방향성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네이버
네이버가 40대 초반의 CEO 등 주요 경영진을 새로 발탁해 눈길을 끈다. 젊고 글로벌 역량이 뛰어난 인재를 전면에 내세워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해석되지만 일부에서는 다른 의도가 엿보인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이사회를 통해 최수연 글로벌사업지원 책임리더를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내정자로 승인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최종 선임될 전망이다.

최 내정자는 1981년생으로 대기업 수장으로는 젊은 편인 41세다. 서울대 공과대를 출신으로 지난 2005년부터 네이버 신입사원으로 근무하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과 하버드 로스쿨을 거치며 변호사로 활동한 바 있다. 지난 2019년 네이버에 재입사해 지난해 비등기 임원이 됐다.

이번 발탁은 네이버가 다양한 사업들에 대한 글로벌 전진기지로서의 역량과 젊은 리더십을 통해 조직문화를 쇄신하려 한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특히 글로벌 사업 확장과 신규 사업 발굴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는데 최적이라는 평가다.

네이버는 최 내정자의 국제적 경험과 감각 살려 미·중 글로벌 IT 대기업에 맞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미국·유럽·일본·동남아 등을 거점으로 쇼핑·콘텐츠·인공지능(AI)·메타버스 등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 중이다.

하지만 이번 인선은 이에 대한 네이버의 접근 방식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IT기업다운 새로운 기술이나 아이템 개발 중심의 혁신이 아닌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 확장과 기업관리를 통해 ‘규모의 싸움’을 진행하겠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국내외 주요 IT기업들의 수장은 공학도 출신이 대부분이다. 이헤진 네이버 창업자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비롯해 팀 쿡 애플 CEO, 선다 피차이 구글 CEO 등 IT기업 주요 인물들이 공학 중심의 이력을 쌓았다.

최 내정자 역시 서울대 공과대 출신인데다 첫 사회생활을 네이버에서 시작했다는 점이 이들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후 궤적은 기업 인수합병과 자본시장·기업·회사법 중심의 변호사로 활동했다. 향후 네이버 사업의 무게중심이 어느 쪽으로 실린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에 함께 발탁된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 내정자 역시 같은 맥락이다. 서울대 공과대와 하버드 로스쿨을 거쳐 라자드·모건스탠리·맥쿼리 등에서 기업 인수합병 업무를 담당해왔다. CEO·CFO를 기업 인수합병 전문가로 내세워 차세대 디지털 산업을 대비하겠다는 의미다.

국내 IT업계를 대표하는 카카오·네이버는 회사 규모가 국내에서 손꼽히는 수준으로 성장하며 최근에는 기술개발과 혁신보다는 기존 대기업과 다를 바 없는 ‘덩치 키우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직문화 역시 IT기업답지 않게 관료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 5월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직원 사망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는 관료화된 IT기업을 현실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반응이다. 이번에 발탁된 새로운 경영진은 이같은 조직문화 개선의 숙제를 안고 있지만 인사의 방향성을 가늠해봤을 때 해결은 미지수라는 전망이다.

뉴스코프 김윤겸 기자 paperguy@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