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에서 김병준으로… 윤석열, ‘원톱’ 교체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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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에서 김병준으로… 윤석열, ‘원톱’ 교체 무게
  • 입력 : 2021. 11.27(토) 07:00
  • 뉴스코프 소미연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의 역할 조정은 없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 조건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 뉴시스
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이 전면에 나섰다. 그는 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부여받은 직에 대한 수행 의지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대선 이후엔 선출직, 임명직, 공직은 일절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사심 없이 윤석열 후보를 지원하겠다는 뜻이다.

역할을 수행하는 데 잘할 자신도 있었다. 김병준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이었지만 운 좋게 대선도 뛰어보고, 대통령 만드는 역할도 해봤고, 국정 중심에 서 있기도 했다”면서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선거에 쏟아부을 것이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다음날부터 당사 6층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할 생각이다.

이로써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는 김병준 위원장의 원톱 체제로 방향을 잡은 모습이다. 김병준 위원장이 기자간담회을 열기 전 윤석열 후보와 면담을 가졌다는 점이 이를 더욱 뒷받침한다. 윤석열 후보도 김병준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면담 이후 만난 취재진에게 “김병준 위원장의 역할 조정은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결국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거론돼온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요구를 거절한 셈이다.

앞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김병준 위원장을 강하게 비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윤석열 후보가 선임 의지를 굽히지 않자 역할을 조정하는 것으로 이른바 ‘김병준 힘빼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마저도 윤석열 후보는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결별 수순을 밟게 됐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그간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 여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피해왔으나, 김병준 위원장이 공식 활동을 예고하자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 뉴시스

실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선대위 합류에 거부 의사를 보였다. 이날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총괄선대위원장을 수락하지 않을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일상으로 돌아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윤석열 후보의 측근으로 불리는 권성동 사무총장이 “다른 작전을 펴겠다”며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영입하기 위한 삼고초려를 예고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준석 대표도 김병준 원톱 체제에 힘을 실었다. 그는 김병준 위원장과 함께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선대위에 이름을 올려 직제상 공동 2인자다. 하지만 자신의 역할을 당대표로서 선거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 겸임으로 맡고 있는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직에 충실하는 것으로 제한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돼있지만, 맡은 실무 분야가 따로 있어서 총괄적 관리 부분은 김병준 위원장이 많이 하도록 공간을 비워드릴 생각”이라며 “김병준 위원장이 상당한 주도권을 갖고 운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상 김병준 위원장에게 권한을 양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로써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설 공간은 마땅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병준 위원장의 견제도 이제부터다. 그는 “하루가 급한데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어떤 입장이든 간에 선대위가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면서 선대위의 독자적 노선을 강조하는 한편 “저는 수직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소통의 리더십을 약속했다. ‘차르’로 불리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해석이다.

뉴스코프 소미연 기자 pink2542@naver.com